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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듀워싱턴
댓글 0건 조회 1,084회 작성일 21-01-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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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씨(Washington DC)에서 시위대가 국회의사당을 점거했다는 뉴스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시위대가 국회 회기중에 의사당에 침입해서 회의장을 점거한 사실은 그 자체로 이미 충격적이었지만, 그 곳이 다른 나라도 아니고 세계의 초강대국이자 민주주의의 전도사인 미국이라는 점에서 더 놀랍고 실망스러웠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서 미국과 미국인들의 모습은 전세계에 영향을 끼쳐왔습니다. 많은 부정적 시각도 있으나, 미국은 분명 세계 곳곳의 각종 문제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끼치며 독보적 위치를 지켜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일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지난 4년간 지도자가 'America First'를 외치는 동안 미국은 국제 사회로부터 점점 이전의 위치를 잃어가는 듯했습니다. 이 시대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인 기후 위기 대처 분야에서도 국제 사회의 공동 대응을 무시했고, NATO 동맹국을 포함한 우방국과도 마치 소규모 상업 거래를 하듯 외교와 군사 분야를 챙기면서, 점점 선도국의 위치와 면모를 잃어가는 듯했습니다.

백인우월자들이 드러내 놓고 자신들의 잘못된 생각을 주장하는 가운데, 공권력이 소수 그룹을 향해 잘못을 자행하는데도 많은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속마음을 감추고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Black Lives Matter 운동도 생겨났죠. 미국은 관대함을 바탕으로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다양성을 중요한 가치로 여겨서 힘을 키워왔고, 같은 방식으로 국내 문제와 세계 문제에 대처하며 지도국 위치를 지켜왔지만, 지난 몇년 동안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웠습니다.

미국은 2020년에 COVID-19 과의 싸움에서 많은 국민들의 생명을 잃었으며, 이는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초기에 과학을 우선하지 않은 대처를 하는 바람에 실기를 한 후, 전세계에서 의료비를 가장 많이 쓰는 이 나라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 감염병과 싸우고 있습니다. 미국이 직면한 문제들은 과거 어느때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안팍으로 미국이 겪는 일들을 생각하며 가슴이 답답한 이유는 미국이 세계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때문입니다.

극단주의 시위대가 국회의사당을 점거하던 날, 가슴이 답답했던 이유는 또 있습니다.

워싱턴 디씨로부터 66번고속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약 한시간 거리에 살았던 저는 자주 워싱턴 디씨를 갔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살면서 한번 가볼까 하는 곳이지만, 한 때는 출퇴근을 했고, 이후에도 정말 자주 갔습니다. 링컨기념관 계단에 앉아 멀리 워싱턴 모뉴먼트를 보면 그 뒤로 멀리 국회의사당이 보였습니다. 링컨 석상을 뒤로 하고 기둥 사이 계단에 앉아 아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던 시간들을 저는 잊을 수 없습니다. 링컨기념관으로부터 국회의사당을 가는 길은 Constitution Avenue 입니다. 잊을 수 없는 이름이죠.

국회의사당 앞은 연중 시위대로 분주하고 시끄럽지만,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보여주는 현장이었습니다. 그리고 해가 지면 조용한 가운데 빛을 발하는 의사당 건물은 민주주의의 상징이었습니다. 아들과 천천히 걸으면서 각자의 미래에 관해 대화하다가 보았던 의사당의 돔 지붕이 늘 기억납니다. 미국의 수도 심장부를 산책 코스 삼아 그렇게 아들과 들러 바람을 쐴 줄은 상상도 못했었죠. 그래서 뉴스가 더 안타웠던 것 같습니다.

미국은 다시 일어설 것입니다. 건국 이래 다져온 저력을 바탕으로 국내 문제와 세계문제에 대처하면서, 다시 우방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위기를 극복할 것입니다. 지난 수년 동안 미국 언론은 지도자의 연설로부터 평화와 민주주의 등의 단어가 사라졌음을 지적했는데, 이제 다시 그 단어들이 들려올 것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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